이중항체, ADC를 넘어선 차세대 항암제의 새로운 표준: 원리부터 시장 전망, 관련주까지 총정리

이중항체 기술, ADC를 넘어선 차세대 항암제의 새로운 표준을 만나보세요. T세포 연결 원리부터 FDA 승인 약물, 시장 전망, 관련주, 그리고 환자를 위한 현실적인 치료 비용까지, 투자자와 환자를 위한 모든 것을 총정리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시그널피커입니다. 저는 수년간 경제 동향과 함께 미래 산업을 이끌 기술 '시그널'을 추적해왔습니다. 특히 인류의 삶을 바꾸는 바이오 기술은 언제나 제 관심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최근 몇 년간 제약·바이오 업계의 가장 뜨거운 화두가 'ADC(항체-약물 접합체)'였다면, 이제 그 관심은 명백히 다음 주자를 향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중항체 기술(Bispecific Antibody Technology)입니다.

면역항암제 글로벌 매출 현황

2025년 10월 현재, 저는 이 기술이 단순히 또 하나의 신약 파이프라인이 아니라, 항암치료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확신에 가까운 시그널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투자자와 환자, 그리고 미래 기술에 관심 있는 모든 분을 위해 이중항체 기술의 모든 것을 깊이 있게 파헤쳐 보겠습니다.

1. 이중항체란 무엇인가: 암세포와 면역세포를 잇는 '두 손 가진 항체'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기존 항체의 작동 방식을 간단히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전통적인 항체 치료제는 '한 손'으로 암세포 표면의 특정 항원(Antigen) 하나만을 붙잡는 방식이었습니다. 매우 효과적이었지만, 암세포가 진화하며 해당 항원을 숨기면 약효를 잃는 '내성' 문제가 발생했죠.


이중항체는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탄생했습니다. 이름 그대로 두 개의 서로 다른 항원을 동시에 인식하고 결합할 수 있는, 말 그대로 '두 손을 가진 항체'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방식은 한 손으로는 암세포의 특정 항원을, 다른 한 손으로는 우리 몸의 면역세포(주로 T세포) 표면의 항원(예: CD3)을 붙잡는 것입니다.


이것이 왜 혁신적일까요? 암세포는 원래 면역세포의 감시를 피하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하지만 이중항체가 암세포와 T세포를 물리적으로 '강제 연결'시키면, T세포는 더 이상 암세포를 못 본 척할 수 없게 됩니다. 마치 경찰관(T세포)의 손을 범인(암세포)의 손에 직접 수갑으로 채우는 것과 같습니다. 이로 인해 T세포는 강력하게 활성화되어 암세포를 직접 공격해 사멸시키는, 이른바 'T세포 연결(T-cell Engager)' 기전이 작동합니다. 이는 기존 면역항암제가 단순히 면역 시스템의 '브레이크'를 풀어주는 것보다 훨씬 더 직접적이고 강력한 공격 방식입니다.


이러한 혁신적인 구조를 안정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Knobs-into-Holes(KiH), DuoBody, CrossMAb 등 다양한 플랫폼 기술이 개발되어 경쟁하고 있습니다.

2. 이중항체 vs ADC: 무엇이 더 뛰어난가? (핵심 비교 분석)

최근 몇 년간 항암제 시장의 스타는 단연 ADC였습니다. ADC는 항체에 강력한 화학 독성물질(Payload)을 붙여 암세포에 '유도 미사일'처럼 배달하는 방식입니다. 그렇다면 이중항체는 ADC와 비교해 어떤 강점과 약점을 가질까요? 투자자로서, 혹은 잠재적 환자로서 이 둘의 차이를 명확히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필자가 다년간 바이오 컨퍼런스와 최신 논문들을 접하며 내린 결론은, 두 기술이 경쟁 관계이면서도 상호 보완적인 측면이 매우 크다는 것입니다. 어느 한쪽이 절대적으로 우월하다기보다는, 암의 종류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더 적합한 '무기'가 달라진다고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가장 큰 차이는 '무기'의 종류에 있습니다. ADC는 외부에서 주입한 '화학 폭탄(독성물질)'을 사용하지만, 이중항체는 환자 몸 안에 원래 존재하는 '면역 군대(T세포)'를 활용합니다. 이 근본적인 차이에서 모든 장단점이 파생됩니다.

구분이중항체 (Bispecific Antibody)항체-약물 접합체 (ADC)
작용 기전면역세포(T세포)와 암세포를 연결, 면역체계를 활성화하여 암세포 사멸 유도항체를 이용해 독성 약물을 암세포에 직접 전달하여 사멸 유도
장점∙ 기존 면역항암제에 반응 없던 환자에게도 효과 기대
∙ 내성 발생 가능성 상대적으로 낮음
∙ 특정 항원이 적게 발현되는 암에도 적용 가능
∙ 매우 강력한 세포 사멸 효과
∙ 정상 세포에 대한 독성을 최소화하는 표적 치료
단점∙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CRS) 등 면역 관련 부작용 발생 위험
∙ 복잡한 구조로 인한 높은 생산 비용
∙ 독성 약물로 인한 간독성, 혈액학적 독성 등 부작용
∙ 약물 내성 발생 시 효과 급감
생산구조가 복잡하여 생산 및 품질 관리(CMC) 난이도가 매우 높음링커-페이로드 접합 기술 등 고도의 생산 기술 필요

ADC의 가장 큰 골칫거리는 '내성'과 '독성'입니다. 암세포가 ADC가 표적하는 항원을 줄이거나, 약물을 세포 밖으로 뿜어내는 펌프를 활성화하면 내성이 생깁니다. 또한, 목표 지점에 도달하기 전에 독성물질이 혈액 속으로 미세하게 유출되어 정상 세포를 공격하는 '오프타겟' 독성 문제도 늘 존재합니다. 특히 엔허투(Enhertu) 와 같은 혁신적인 ADC 약물조차 간질성 폐 질환(ILD)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반면, 이중항체 기술은 이러한 ADC의 한계를 극복할 잠재력을 가집니다. 면역 시스템 자체를 이용하기 때문에, 암세포가 특정 항원을 조금 숨기더라도 주변에 있는 T세포를 끌어들여 공격할 수 있습니다. 즉, ADC보다 더 낮은 수준의 항원 발현에도 반응할 수 있어 치료의 문턱을 낮춥니다. 하지만 이중항체 역시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CRS)'이라는 치명적일 수 있는 부작용을 안고 있습니다. 면역 시스템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면서 고열, 저혈압 등을 유발하는 것인데, 최근에는 이를 관리하는 노하우가 발전하며 통제 가능한 범위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이처럼 두 기술은 서로 다른 장벽을 넘기 위해 발전하고 있습니다.

3. 시장을 선도하는 의약품과 주요 개발 기업 (2025년 10월 기준)

기술의 잠재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결국 시장에서 성과로 증명해야 합니다. 이중항체 시장은 이미 '가능성'의 단계를 넘어 '성장'의 단계로 진입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GlobalData)는 전 세계 이중항체 시장이 연평균 34%라는 폭발적인 성장률을 보이며 2027년에는 약 330억 달러(약 45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 거대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글로벌 빅파마와 국내 유망 기업들의 경쟁은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 합니다.

1) 글로벌 빅파마: 시장의 개척자이자 지배자

  • 암젠 (Amgen): 최초의 이중항체 '블린사이토(Blincyto)'를 개발한 선구자입니다. 혈액암 분야에서 T세포 연결(BiTE) 플랫폼의 가능성을 입증하며 시장을 열었습니다.
  • 로슈 (Roche): 가장 공격적인 플레이어 중 하나입니다. 혈액암 치료제 '룬수미오(Lunsumio)'와 '컬럼비(Columvi)'를 연달아 FDA 승인받으며 이중항체 시장의 강자로 떠올랐습니다. 특히 이들은 CrossMAb이라는 독자적인 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수많은 후속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입니다.[2]
  • 존슨앤드존슨 (J&J): 얀센(Janssen)을 통해 다발골수종 치료제 '테크베일리(Tecvayli)'와 폐암 치료제 '리브리반트(Rybrevant)'를 시장에 내놓으며 로슈를 바짝 추격하고 있습니다.

2) 국내 선두주자: 기술력으로 글로벌에 도전하다

국내 기업들 역시 단순한 추격자가 아닌, 독자적인 기술력을 갖춘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중항체 관련주에 관심 있는 투자자라면 주목해야 할 기업들입니다.


에이비엘바이오

  • 에이비엘바이오 (ABL Bio): 명실상부한 국내 이중항체 선두주자입니다. 이들의 'Grabody-T' 플랫폼은 혈액뇌장벽(BBB) 투과율을 높여 뇌질환 치료 가능성을 열었고, 이를 바탕으로 2022년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Sanofi)에 1조 원이 넘는 규모의 기술수출을 성공시키며 K-바이오의 위상을 높였습니다. 이는 국내 이중항체 기술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는 강력한 시그널입니다.
  • 종근당: 자체 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고형암을 타겟하는 'CKD-702'의 임상을 진행하며 이중항체 분야에서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대형 제약사의 안정적인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R&D가 강점입니다.
  • 와이바이오로직스: 독자적인 항체 라이브러리와 'ALiCE'라는 T세포 이중항체 플랫폼을 보유한 기술 강소기업으로, 다수의 파이프라인을 개발하며 주목받고 있습니다.

4.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다: 이중항체의 단점과 주의사항

모든 혁신적인 기술이 그러하듯, 이중항체 기술 역시 장밋빛 미래 이면에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그림자가 존재합니다. 저는 투자자이자 분석가로서 이러한 한계점들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위험하니 조심하라"는 막연한 경고가 아니라, 어떤 위험이 왜 발생하며 업계는 이를 어떻게 극복하려 노력하는지 구체적으로 이해해야만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가장 큰 허들,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CRS)'

이중항체의 가장 대표적이고 심각한 부작용은 단연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Cytokine Release Syndrome, CRS)'입니다. 앞서 이중항체가 T세포와 암세포를 강제로 연결해 T세포를 활성화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과정이 너무 격렬하게 일어나면, 활성화된 T세포와 주변 면역세포들이 '사이토카인'이라는 신호 물질을 폭발적으로 분비하게 됩니다. 이는 마치 작은 불씨를 키우려다 온 산을 태우는 것과 비유할 수 있습니다. 사이토카인이 전신에 과도하게 퍼지면 고열, 근육통, 저혈압, 호흡 곤란 등을 유발하며, 심한 경우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이어져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이중항체가 지닌 강력한 '약효'의 동전 뒷면과도 같습니다. 특히 T세포를 직접 활성화하는 'T세포 연결(T-cell Engager)' 플랫폼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실제로 초기 임상시험에서는 이 CRS 부작용으로 인해 개발이 중단되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제약업계는 이 문제를 좌시하지 않았습니다. 현재는 다음과 같은 정교한 관리 전략들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 단계적 용량 증량 (Step-up Dosing): 처음부터 고용량을 투여하는 것이 아니라, 아주 낮은 용량으로 시작해 환자의 몸이 적응하는 것을 지켜보며 서서히 용량을 늘려가는 방식입니다. 이를 통해 면역 시스템의 급격한 반응을 예방합니다.
  • 예방적 약물 투여: 이중항체 투여 전에 스테로이드나 항히스타민제, 해열제 등을 미리 투여하여 CRS 발생 자체를 억제하거나 증상을 완화합니다.
  • 신속한 대응: CRS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토실리주맙(Tocilizumab)'과 같은 IL-6 수용체 억제제를 투여하여 사이토카인 폭풍을 잠재웁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현재는 대부분의 CRS를 3등급(중증) 이하로 관리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는 이중항체 상용화의 가장 큰 걸림돌 하나가 제거되었음을 의미합니다.


복잡한 구조가 낳는 현실적인 문제들: 생산 비용과 반감기

이중항체의 또 다른 숙제는 그 복잡한 구조에서 비롯됩니다. 일반적인 항체는 Y자 모양의 대칭 구조로 만들기 비교적 쉽습니다. 하지만 이중항체는 서로 다른 두 개의 팔을 정확하게 짝지어야 하는 '비대칭' 구조를 가집니다. 이 과정에서 원하지 않는 부산물이 생기기 쉽고, 이를 정제하여 순도 높은 완제품을 만드는 데 고도의 기술과 비용이 소요됩니다. 이는 자연스럽게 높은 약가로 이어져, 환자들의 접근성을 떨어뜨리고 건강보험 재정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 됩니다.


또한, 플랫폼에 따른 짧은 반감기 문제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반감기란 약물의 혈중 농도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으로, 약효의 지속성과 직결됩니다. 일반적인 항체(IgG)는 반감기가 3~4주에 달해 한 달에 한 번만 투여해도 충분합니다. 하지만 일부 이중항체 플랫폼, 특히 항체의 일부 조각만을 이용해 크기를 줄인 형태(예: BiTE 플랫폼)는 반감기가 몇 시간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이는 약효를 유지하기 위해 환자가 지속적으로 약물을 주입받아야 함을 의미하며, 이는 치료 편의성을 크게 떨어뜨리고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칩니다. 물론 최근에는 반감기를 늘리기 위해 Fc 영역을 붙이거나 알부민에 결합시키는 등 다양한 기술적 해결책들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이중항체 기술은 CRS, 생산 비용, 반감기라는 명확한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업계가 이러한 문제들을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돌파하며 해결책을 찾아 나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투자자로서 우리는 이 '문제 해결 과정' 자체를 면밀히 관찰하며 기술의 성숙도를 판단해야 합니다.


5. FAQ: 이중항체에 대해 자주 묻는 질문들

Q1. 이중항체와 '꿈의 항암제'라 불리는 CAR-T 치료제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A: CAR-T는 환자의 T세포를 직접 꺼내 유전자 조작 후 다시 주입하는 '개인 맞춤형' 치료제입니다. 효과는 매우 뛰어나지만, 제조에 수 주가 걸리고 비용이 수억 원에 달합니다. 반면 이중항체는 미리 만들어놓고 바로 투여할 수 있는 '기성품(Off-the-shelf)'으로, 비용과 편의성 면에서 큰 장점이 있습니다.


Q2. 이중항체가 ADC보다 무조건 더 좋은 치료제인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두 기술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암을 공격합니다. ADC가 특정 항원이 매우 많은 암세포를 확실하게 파괴하는 데 강점이 있다면, 이중항체는 항원 발현량이 적거나 기존 면역치료에 반응이 없던 암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미래에는 두 기술을 병용하는 치료법도 활발히 연구될 것입니다.


Q3. 국내 이중항체 개발 현황과 전망은 어떤가요?
A: 에이비엘바이오의 대규모 기술수출에서 보듯, 국내 기술력은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이 외에도 많은 바이오텍들이 독자적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글로벌 임상을 준비하고 있어, 향후 K-바이오의 핵심 성장 동력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6. 결론: 항암치료의 패러다임, 그리고 투자자에게 주는 시그널

이중항체 기술의 현재 성과도 놀랍지만, 제가 '시그널피커'로서 더욱 주목하는 것은 이 기술이 열어갈 무궁무진한 미래입니다. 이중항체는 단순히 하나의 완성된 기술이 아니라, 다른 기술과 융합하고 스스로 진화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끊임없이 창출하는 '플랫폼 기술'이기 때문입니다. 2035년까지 이중항체 시장이 연평균 39.5%라는 경이로운 성장률을 기록하며 4,261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은, 바로 이러한 확장성에서 비롯됩니다.


더 강력한 무기의 탄생: ADC와 이중항체의 결합 (BsADC)

미래 항암 치료의 가장 흥미로운 시나리오 중 하나는 바로 이중항체와 ADC의 결합, 즉 '이중항체-약물 접합체(Bispecific ADC, BsADC)'의 등장입니다. 이는 두 혁신 기술의 장점만을 결합하려는 야심 찬 시도입니다. 일반 ADC가 하나의 항원을 표적해 독성 약물을 전달했다면, BsADC는 두 개의 다른 항원을 동시에 인식하는 이중항체에 독성 약물을 탑재하는 방식입니다.


이것이 왜 강력할까요? 암세포는 매우 이질적(heterogeneous)이라, 같은 종양 안에서도 항원 발현량이 제각각입니다. BsADC는 두 가지 항원을 모두 표적하기 때문에, 단일 항체 ADC보다 훨씬 더 많은 암세포를 놓치지 않고 공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A 항원만 발현하는 암세포, B 항원만 발현하는 암세포, 그리고 A와 B를 모두 발현하는 암세포까지 한 번에 타격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는 암세포의 선택성을 극대화하여 정상세포에 대한 독성은 줄이고, 항암 효과는 극대화하는 결과를 낳습니다. 또한, 두 항원에 동시에 결합했을 때만 세포 안으로 더 잘 들어가도록 설계하여 약물 전달 효율을 높일 수도 있습니다. 현재 레고켐바이오, 인투셀 등 국내외 유수의 기업들이 이 차세대 ADC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이는 미래 항암제 시장의 판도를 또 한 번 바꿀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입니다.


혈액암을 넘어 고형암 정복으로

현재 상용화된 이중항체 치료제들은 대부분 림프종, 다발골수종 같은 혈액암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혈액암은 약물이 접근하기 쉬운 환경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전체 암 환자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것은 폐암, 유방암, 대장암과 같은 '고형암'입니다. 고형암은 단단한 종양 덩어리를 형성하고 있으며, 면역을 억제하는 다양한 세포들로 둘러싸인 '종양 미세환경(Tumor Microenvironment, TME)'이라는 강력한 방어막을 갖고 있어 치료가 매우 어렵습니다.


이중항체 기술의 궁극적인 성공은 바로 이 고형암 정복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단순히 T세포만 암세포에 연결하는 것을 넘어, 종양 미세환경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손으로는 암세포를, 다른 한 손으로는 면역 억제 세포(예: 조절 T세포)를 무력화시키는 이중항체를 개발하거나, 암세포 주변의 혈관 생성을 억제하는 기능을 동시에 탑재하는 방식입니다. 최근 J&J의 '리브리반트'가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에서 성과를 보인 것은 고형암 정복의 가능성을 보여준 매우 고무적인 사례입니다. 2030년대에는 고형암을 타겟하는 블록버스터 이중항체가 속속 등장하며 면역항암제 시장의 점유율을 크게 확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환자들의 현실적 고민 해결을 향하여

기술의 발전만큼 중요한 것은 환자의 접근성입니다. 현재 수억 원에 달하는 이중항체 치료 비용은 환자와 그 가족에게 엄청난 부담입니다. 하지만 희망적인 시그널도 있습니다. 생산 기술이 발전하고 경쟁 약물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약가는 하락할 것입니다. 또한, 치료 효과가 명확히 입증된 약물부터 순차적으로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될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비용 문제를 넘어, 이중항체 치료가 소수만을 위한 특별한 치료가 아닌, 암 환자라면 누구나 고려할 수 있는 '표준 치료'의 하나로 자리 잡게 됨을 의미합니다. 아울러, 반감기를 늘려 투여 횟수를 줄이거나, 정맥주사(IV)를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바꿔 환자의 편의성을 높이는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들이 결실을 맺을 때, 이중항체 기술은 진정으로 환자의 삶을 바꾸는 기술로 완성될 것입니다.


이처럼 이중항체 기술은 BsADC, 고형암 정복, 환자 접근성 개선이라는 세 가지 큰 방향으로 진화하며 그 영역을 무한히 확장해 나갈 것입니다. 이 거대한 흐름 속에서 어떤 기업이 혁신을 주도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지 지켜보는 것은, 미래를 읽고자 하는 우리에게 주어진 흥미로운 과제이자 기회입니다.


[환자 및 보호자를 위한 추가 정보]

  • 치료 비용 및 건강보험 급여: 현재 승인된 이중항체 치료제들은 연간 치료 비용이 수억 원에 달하는 고가 의약품입니다. 국내에서도 급여 적용을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실제 적용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 국내 임상시험 참여 정보: 새로운 치료 기회를 찾고 있다면,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이나 '대한항암요법연구회' 홈페이지 등에서 현재 진행 중인 이중항체 관련 임상시험 정보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참여 자격과 절차에 대해서는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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